10년 전, 내가 다른 도시 주택가에 살 때
제일 견디기 힘든 건
바로 소음 문제였는데
하나는 근처 교회 바로 앞에서
일요일 아침 7시부터
기타 치며 노래하는
신도들의 반주와 노랫소리였고
다른 하나는 우리 집 바로 옆에 있는
경로당에서 키우는 개가
몇 해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짖는 소리였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에
방해를 받으니
머리가 다 아파올 지경이어서
항의 같은 걸 할 줄 모르는 소심했던 내가
전화를 걸어서
몇 번이나 강력하게 항의를 한 적이 있었다.
특히 강아지 짖는 소리가
그렇게 무섭다는 건 처음 알게 됐는데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래된 주택가여서
짖는 소리는 건물 벽을 타고 반사가 돼
동네를 쩌렁쩌렁 울리는데
창문을 열지 않고는 베기지 못하는
여름철이 제일 큰 문제였다.
그 동네에서 오래 살다가
타 도시로 이사를 오고
6년 전 2월에
지금 사는 동네의 집으로
새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여기도 그 동네만큼은 아니지만
참기 힘든 소음이 동네를 울린다.
특히 제일 참기 힘든 소음은
밤이나 새벽시간에 맹렬하게 울리는
소름 돋는 길고양이 울음소리였는데
길고양이들이 터전을 옮기고 나니
이번에는 근처 건물에 사는 강아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짖어대며
동네를 쩌렁쩌렁 울리고 있다.
때로는 화가 났는지
왕왕 짖어대서 짜증 나고
때로는 너무 구슬프게 울어서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저렇게 24시간 중,
대부분을 시끄럽게 짖는 개를 키우는 주인,
도대체 저 키울 자격도 없어 보이는
개 주인은 뭘 하는지 궁금했다.
내가 아침형 인간 타입은 절대 아니지만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늦은 시간에 일어나는 게 일상이 돼
생각보다 하루가 짧게 느껴지는 것 같고
건강에도 무리가 가는 것 같아
이제는 새벽 1시 반 전에는
무조건 잠자리에 들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저 강아지 짖는 소리가 너무 거슬려
창문을 닫고 귀를 막으면서 버티다가
뜬눈으로 동이 틀 때까지
시달리는 날이 많아지고 나니
이제는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것 같다.
집과 집 사이 간격이 그렇게 넓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런 주택 단지에 살면서
이런 식으로 민폐를 끼치는 건
정말로 아니라는 생각뿐이다.
이래서 사람은 깨어있어야 하고
교양이라는 걸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금은 항의도 함부로 못하는 시대라
저 사람들이 이사를 하거나
아니면 내가 좋은 일이 생겨 이사를 하는
방법 뿐인 듯 하다.
그때까지 귀마개를 하던지
아니면 분위기를 전환 시킬 수 있는
잔잔한 음악을 찾아서 들어야겠다.
'나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부터 만 나이 시작, 진짜 내 나이를 찾은 기분 (0) | 2023.06.28 |
---|---|
내가 싫어하는 극혐 광고 유형 (0) | 2023.06.27 |
나도 프로 혼밥러 - 그 편안함과 아늑함 온전하게 누리는 나만의 시간 등 혼밥의 장점 (0) | 2023.06.19 |
무서운 계절의 시작 - 여름과 열대야가 싫다. (0) | 2023.06.19 |
나홀로 놀이공원 나들이를 - 지난 봄에 서울랜드 혼자 소풍 다녀온 후기 1편 (0) | 2023.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