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찌는 더위는 물론이고
밤 잠 설치게 만드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90년대도 아닌데
아직도 사계절이 뚜렷한 게 자랑이라고
말도 안 되는 주입 교육을 하는 곳이 있을까?
사계절이 주는 낭만을
사랑해 마다하지 않는 이도 있겠지만
나는 아쉽게도 사계절이 주는
극단적인 변화무쌍함이 싫고
일 년 내내 고르고 쾌적하고 안정적인
온도와 풍경을 사랑한다.
나는 무엇이든
과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삶에 있어
재미를 선물하는 맛깔난 양념이 아니라
힘 빠지게 만들거나 불쾌하게 해 폭발하게 하고
혹은 반대로 움츠려 들게 만드는
신랄하고 지독한 요소와 환경을 싫어한다.
계절로 표현하자면
여름과 겨울이 너무나 싫은데
특히 가만히만 있어도 녹아내릴 것 같은
습하고 뜨거운 여름이 싫다.
더위에 굉장히 약한 편이라
원래부터 좋아하진 않았는데
최근 6년 전부터는
여름마다 마주해야 하는
그 지독함을 견뎌야 하는 게 싫다.
선풍기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이미 달궈진 집의 온도 때문에
씻어도 씻어도 그때뿐인 더위
일기예보도 안맞을 정도로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날
빨래도 잘 마르지 않는
그 엄청난 습한 기운
에어컨 설치할 여력이 안 돼서
임시로 산 이동식 에어컨의
그 낮은 효율성과 엄청난 소음,
그리고 무서운 전기세
낮엔 파리 밤엔 모기
주야 교대 대환장 해충파티
피곤함을 원래 잘 느끼는데
몇 배로 심해지는 듯한 피로감
안 그래도 민감한 편인데
스멀스멀 올라오는 우울감과
극도로 예민해지는 내 신경
그리고
이 짜증 나는 몇 달을 보내고
지쳐버린 후의 내 자신을
바로 마주하는 것
이 모든 게 다 싫다.
일년 내내 고르고 안정적인 계절이
찾아올 리는 없으니
적어도 더위 덜 타게 지혜롭게 견디면서
열심히 일을 일구며
내가 사는 환경을 바꿔 나가는 것 만이
답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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