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약속 때문에
며칠 전부터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아침부터 정성들여 준비를 했는데
상대방 측에서 불쾌하게 굴다
결국 캔슬되는 바람에
신경이 예민해져
도저히 이 기분으로 집에 있을 수 없었다.
그 일 아니어도 어차피 다른 일을 보러
나와야 하는 상황이 돼서
일 보러간 곳 전철역 근처 카페에서
차가운 '아아'를 두 잔이나 사서
연거푸 들이키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개인적으로
시간 약속 툭하면 잘 어기거나
지키지도 못할 약속 남발하는 사람과
무엇을 하든 이리 재고 저리 재는 등
티가 나게 약삭빠른 마인드로 임하며
진심과 정성이 결여된 듯한 사람을 싫어하고
자신 중심으로 모든 것을
함부로 판단하고 해결하려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이 날 업무 차원에서 미팅을 하려고 했던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전화 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약속을 잡을 때 부터 불안해 취소하고 싶었는데
결국은 이런 식으로 구는 걸 보니
차라리 더 이상의 진전 없이
초장부터 이렇게 된 게
다행인 듯 싶었다.
사람을 값어치로 판단하고 싶진 않으나
이런 사람은 절대로 내 옆에 둘 수 없다.
미안하지만 이런 사람,
열 트럭이 온 들 아무 소용이 없다.
남의 귀한 시간과 아까운 에너지와 노력에
정성 하나 들일 수고 없이
손 안 대고 코 풀 생각부터 하는 사람,
미안함과 고마움 같은 숭고한 감정 역시
결여된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은데
화가 나다가도 한편으로는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런 이들이
어디 가서 귀한 대접을 받아본 적도 없을뿐더러
자신의 값어치를 제로로 만들어
결국 그 제로나 마이너스에 걸맞은
인생을 살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긴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내가 열이 나야 할 이윤 없다.
그런 시간이 아깝고
내 시간은 소중하니
그저 피해 나가는 지혜가 상책이다.
이렇게 열이 올라올 땐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며
속의 열을 가라앉히고
또 다른 길을 찾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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